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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Special Report]“부하 의욕 꺾는 낙인찍기, 팬데믹 시대에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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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27회 작성일 22-08-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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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패 신드롬’ 창시 장프랑수아 만초니 IMD 학장 인터뷰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 직장인들에게 쉽게 달리는 꼬리표다. 이 같은 꼬리표는 실제 사람들의 성과를 좌우한다. 일 잘하는 스타 직원도 상사로부터 일을 못한다는 낙인이 찍히면 성과가 실제로 저조해진다. 상사들은 부하 직원들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모든 업무를 통제하려 들거나 중요한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 이에 부하 직원들은 상사와 회사에 불만을 갖고 일에 의욕을 잃게 되며 목표한 결과를 내지 못한다.

장프랑수아 만초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학장(사진)과 장루이 바르수 IMD 선임 연구원은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다 이 같은 현상을 발견하고 ‘필패 신드롬(The Set-Up-To-Fail Syndrome)’이라 명명했다. 1998년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필패 신드롬’ 관련 아티클은 전 세계 리더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당시 기준, ‘HBR 잡지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글’로 꼽혔다. 이후 두 사람은 15년간 3000여 명의 현장 리더들을 연구하며 필패 신드롬의 원리를 더 명백히 밝힌 뒤 2002년 책으로 펴냈다. 한국에서는 2014년 ‘확신의 덫’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가 올해 1월 ‘필패 신드롬’으로 재출간됐다. 2022년의 리더들은 필패 신드롬으로부터 자유로울까? 만초니 교수는 “원격 근무가 확산되며 필패 신드롬이 조직에 암약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고, 이를 극복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40호(2022년 3월 1일자)에 실린 만초니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필패 신드롬을 주장한 지 20년 넘게 흘렀다. 지금도 필패 신드롬이 조직에서 유효한가.
 

“상대를 낙인찍고자 하는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필패 신드롬은 사라지지 않는다. 처음 특정 대상에 꼬리표를 붙여 두면 이후 의사결정 과정이 신속히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부작용을 무시해선 안 된다. 꼬리표가 붙는 속도가 빠를수록 부정확한 정보가 개입됐을 여지가 많다. 한순간의 판단으로 유능한 직원이 무능해지고 조직의 생산성과 분위기가 저하된다.”

―최근 감염병 사태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나.


“팬데믹 이후 필패 신드롬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전례 없는 감염병 사태에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는 데다 가족도 돌보면서 원격 근무 등 새로운 업무 방식에도 적응해야 하기에 모두가 의식적으로 매우 바빠졌기 때문이다. 다른 이의 행동을 판단할 때 상황 요인은 최소화하고 기질적인 요인을 과대평가하는 ‘기본적 귀인 오류’는 팬데믹같이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여유가 없을 때 더 쉽게 나타난다.”

―필패 신드롬은 왜 생기는가.


“필패 신드롬은 부하 직원에 대한 상사의 편견 때문에 생긴다. 상사가 편견에서 헤어 나오려 노력해야 필패 신드롬에서 벗어날 수 있다. ‘A가 일을 왜 이렇게 처리했지?’라는 의문이 들면 ‘능력이 부족하다’ ‘게으름을 부렸다’라고 섣불리 추측하지 말고 부하 직원에게 직접 그 이유를 물어야 한다. 필패 신드롬에서 벗어나는 것 역시 팬데믹 이후로 더욱 어려워졌다. 원격 근무가 확산되며 상사와 부하 직원이 상호작용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직원들이 커피 머신이나 복사기 앞에서 마주치며 일에 대한 의견이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여러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며 꼬리표를 검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원격 근무로 대화의 장이 사라지자 사람이 아닌 상황을 검증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런 오류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원격 근무 중에도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갈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온라인 모임을 일과 중 하나로 갖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연구하고 있는 리더십 이슈는 무엇인가.

“우선 리더십의 인식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다. 리더십과 경영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춘 리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좋은 리더답게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배운 바를 다시 손으로 메모해 보고 복습하라. 그 정도 투자는 해야 실천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 둘째는 고위 임원에 대한 연구다. 최근 금융 시장이나 언론, 시민단체, 주주, 직원 등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고위 임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고위 임원들은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 고위 임원들에게는 염격한 자기 관리가 요구된다. 사회적 감수성을 갖추되 자기중심도 잡아야 한다.”

―리더들이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2022년의 리더들은 세 가지 역량을 갖춰야 한다. 먼저 전략적인 지식이다.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 끊임없이 바뀌는 세상에서 리더들은 전략에 더 능숙해져야 한다. 둘째, 회복탄력성이다. 팬데믹 종식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 나서야 할 때다. 리더들은 기업이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일의 중심에 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마음챙김은 ‘지금 여기(here and now)’에 집중하는 힘이다. 관습적으로 해오던 일을 마음챙김을 통해 인지하고 끊어내야 한다. 마음챙김은 연습이 필요하다. 호흡할 때 공기가 폐로 들어오고 나가는 것부터라도 신경 써 보라. 마음챙김 호흡을 10∼15회 정도 하고 나면 마음의 평화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